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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시간이 훨씬 지나 뭘 먹을지 고뇌 하던 찰나
친구에게서 돼지국밥을 먹으러 가자는 낭보가 온다거나,

평생 학교만 다니며 이론과 이상이나 쫓고 다닐 것 같던 녀석이
2013년 서울 최고의 핫플레이스 “경리단길” 에서 사업을 한다거나,

장마 후 1개월여 만에 1만원 짜리 파격 자동세차를 했는데
1시간여 뒤에 소낙비가 온다거나 시발,

내가 구두약 장수가 되었다거나,
혹은 을 만들고 있다거나.

예측 불가능한 삶의 연속.

―미국인들은 낙천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고 알고 있다.

“착각이다. 미국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subtle)하다. 미국인들이 자주 웃기 때문에 단순하고 행복하다고 비친다. 그렇지 않다. 난 헝가리에서 태어나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그래서 미국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인은 웃고 있지만 내면에는 불안(anxiety)을 안고 있다. ‘당연히 최고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어쩌나’ 하면서 전전긍긍한다. 이는 미국 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동시에 강력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래서 미국은 앞으로도 중국을 필요로 할 것이다. 과거에 소련과 일본이 필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우리를 압도할지도 모른다는 긴장을 미국 스스로 필요로 하는 것이다. 미국인의 영혼은 언제나 그런 불안을 찾아다닌다.

기억하라. 우리는 조상들이 다른 나라에서 실패해 이리로 온 사람들이다. 미국의 정신은 이민의 역사와 엮여 있다. 그래서 외부인에게 ‘우리는 실패자가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 늘 중요했다. 내 경우 헝가리에서 살 곳이 없어 미국으로 왔다. 부모님은 교육에 열성을 쏟았다. 미국 이민자들은 고향 사람에게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것이 나를 여기까지 이끈 원동력이다. 미국으로 온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가장 큰 수모는 무엇인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이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 미국이다. 소련? 일본? 중국? 누구든 미국을 압도하면 안 되는 것이다.”

발췌: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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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onship Status: One-sided Lov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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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Rome with Love, 20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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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t and Bone, 2012

 

3.

중학생때 까지만 해도 우리 가족은 주말만 되면 꼭 영화를 봤다.
한참 어렸을땐 “유말의 명화” 라고 잘못 발음하던 “주말의 명화” 를 볼 때도 있었고,
공중파가 흥미를 끌지 못 할 땐 어김없이 동네 상가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에 갔다.

그곳은 인상 좋으신 한 중년의 노부부가 운영 하셨는데
당시 프랜차이즈 대여점 같이 한편의 최신영화를 수십 개씩 갖다 놓진 않았다.
마치 용산 CGV에 아이언맨3 상영관이 8개나 되는 것 처럼.

언제든 원하는 최신영화를 볼 수 없는 환경 덕분에 “신(新) 프로” 보다는
아버지가 한참을 고르고 골라야 되는 “구(久) 프로” 를 봐야될 때가 많았다.
굉장히 모험적이고 고전적이었던 시간들.

세월이 흘러 비디오와 대여점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제 어느덧 서른을 넘긴 나는 잘난체 하며 아버지 대신 영화를 고른다.
99% 인터넷 다운로드 받아서. 중간에 재미 없으면 다른 영화를 받기도 하고.
화면의 크기도, 화질도, 음질도 모두 월등히 커지고 좋아졌다.

그런데 뭘 보든 재미는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이 내 감각의 결핍인지,
아니면 이 월등한 시간이 가져다 준
약간의 삭막함 때문인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