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Recap
• 2022.12.31
꼬마 때부터 명절이 되면 큰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 오랜 전통이자 레거시. 몇해 전 큰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어 아버지가 제주가 되었지만 불행히도 당신의 안녕도 오래 못 갔다. 근래 병환이 깊어졌고 제사는 쉽게 잊혀졌다.
얼마전 오랜만에 큰집 식구들을 만난 곳은 황망하게도 사촌형의 빈소였다. 향년 44세. 문득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 라는 넋두리에 사촌누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쓸쓸한 정적이 흘렀다.
불행은 해일처럼 속절없이 밀려오는 것 같다. 익사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서 희망의 지분을 빚어내지만, 어쩌면 행복은 고통이라는 토양에서만 꽃을 피우는 것 같다. 산다는 게 원래 이런 건가 싶기도 한데, 나이 먹을 수록 토양만 너무 비옥해지는 것 같아 슬프다.
새해가 달리 기다려지지 않은지 오래되었지만 올 연말엔 신년 달력을 거듭 들춰 보게 된다. 모두에게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뻑큐 이천이십이년,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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