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Only We Were Young

• 2019.03.16

1.

아침 알람소리로 하루를 여는 삶을 다시 시작했다. 여전히 한 번만에 일어나지 못하고, 어김 없이 아침밥을 거르고, 온통 잿빛의 하늘만 남은 출근길이지만, 삶의 무게는 꽤 가벼워졌달까. 오로지 감상적 인풋과 물질적 소비만 존재했던 지난 (행복했던) 몇 개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역시 창조적인 아웃풋이 없는 인생은 단조롭고 건조하기만 하다. 아, 노동의 숭고함이여. 아, 월급의 소중함이여..!

 

2.

넷플릭스의 백미는 역시 다큐멘터리가 아닐지. 최근에 본 건 “D-7 카운트다운“이라는 다큐의 “카시니의 마지막 여정” 에피소드. NASA의 토성 무인 탐사선 “카시니(Cassini)”의 마지막 일주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으레 초이지적이고 기승전 “아메리칸 프라이드”로 격파할 법한 소재이나, 의외로 인간적인 측면을 담담하게 어루만진다. 카시니는 무려 20년 동안 토성과 그 주변 위성들을 탐사했다는데, 우리가 본 거의 모든 토성의 이미지들과 관련 정보들은 이 카시니를 통해 얻게 된 것이라고. 지구로부터 12억 80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기계에 한 평생을 바친 사람들의 엔딩 스토리가 너무나도 생경하고 감동적이다. 그들이 아니면, 그들의 가족이 아니면, 혹은 미국인이 아니라면 절대 경험할 수 없고 느껴볼 수 없는 형태의 감정들. (일본인들의 “하야부사“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에서도 우리가 손수 만든 범우주적 드라마에 감동하고 눈물 흘리는 날이 올까. 난 안 올 것 같아. 그래서 미국만세.

 

3.

죽음과 가장 멀리있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지 않을까.
며칠 전에 회사 동료와 대화 중 들은 말. 아이슬란드같이 경이롭고 핀란드처럼 아름답다. 아마 올해 최고의 “인풋” 중 하나가 아닐지.

 

4.

그러고보니 아이슬란드와 핀란드의 기억을 곱씹을 새도 없이 한 해가 지나갔네. 아직 불완전 연소된 여운, 그 위를 불투명하게 덮고 있는 얇고 무른 기억의 레이어, 그리고 알람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는 지금.

And I know in the past we wanted separate roles
Then I chose you, yeah
And I’ve seen the kind of dirt that took my baby from me
Oh, I never told you
Anytime I feel my week is nearly over
I lay awake in all kinds of darkness, Polly

Oh no no no
If only we were young
You’d make me feel hung up

And I know in the past you left me with no heart
How cheap were the nights you used to keep me warm?

Girl no no no
If only we were young
You’d make me feel w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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