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뒤 내 인생이 달라졌어

• 2019.03.09

입력: 2010.06.14 03:07

13일 일본 열도의 눈길이 밤하늘에 쏠렸다. 금성처럼 빛을 밝히면서 7년 만에 나타난 우주탐사선 ‘하야부사’를 따라가는 시선이었다. 일본어로 송골매를 뜻하는 하야부사는 오후 7시 51분쯤 소행성 표본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캡슐을 분리시키고 대기권에 충돌해 사라졌다. 캡슐은 밤 10시 52분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해 낙하산을 편 뒤 호주 남부 사막에 내려앉았다.

일본 국민들이 ‘하야부사군(君)’이라는 별명이 붙은 탐사선의 귀환에 열광하고 있다. 하야부사의 귀환이 알려지면서 하야부사를 쏘아 올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는 귀환을 축하하는 응원 메시지 1900여통이 몰렸다. 하야부사가 귀환하는 날 밤하늘을 보며 한 잔 기울이라고 ‘하야부사 환영주(酒)’도 판매됐다.

하야부사는 달 이외의 천체에 착륙해 소행성의 표본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오는 세계 최초의 사례다. 하야부사는 2005년 지구에서 3억㎞ 떨어진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해 지름 1㎝의 금속 총알을 초속 300m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튕겨진 암석 표본을 하야부사가 캡슐에 수집한 것으로 JAXA는 확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표본을 분석하면 45억년 전 태양계 탄생 당시의 상황에 관한 단서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14일부터 캡슐을 수거해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지금 일본 국민이 하야부사에 열광하는 것은 성과 때문이 아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JAXA에 도착한 응원 메시지는 “너를 만난 뒤 내 인생이 달라졌다.” “캡슐에 아무것도 없어도 돌아와 준 것만으로 금메달 100개 감”이라는 감상들이 주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60억㎞의 여정을 7년 동안 홀로 거친 뒤 만신창이로 지구에 도착하는 탐사선이 일본 국민들에게 인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2003년 일본이 자체 개발한 M-V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하야부사의 여정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탐사 도중 엔진 4개 가운데 3개가 파손됐고, 자세 제어장치 3대 중 2대가 고장 났다. 소행성 착륙 후 무려 7주 동안 통신이 끊겨 JAXA가 우주 미아로 거의 포기하는 상황도 있었다. 당초 귀환 예정(2007년)보다 3년이나 늦어진 것은 하야부사의 귀환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를 알려준다. 하야부사가 일반인의 관심을 끌어모은 것은 JAXA 연구원들이 이런 실패의 여정을 JAXA 홈페이지에 ‘하야부사군의 모험 일기’라는 제목으로 인격화시켜 동화처럼 풀어냈기 때문이다.

일본은 1975년 미국이 만든 1단 로켓에 자체 기술로 만든 2단 로켓을 얹어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순국산 로켓 개발에 착수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했다. 하야부사를 쏘아 올린 M-V 로켓 역시 총 7번 발사 중 2000년 4호기 발사가 실패했다.

출처

One response to “너를 만난 뒤 내 인생이 달라졌어”

  1. […] 절대 경험할 수 없고 느껴볼 수 없는 형태의 감정들. (일본인들의 “하야부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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