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족 명절의 스케일이 세월이 지날 수록 작아지는 듯 하다.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예전의 활기찬 에너지를 볼 수 없었다.
다들 노쇠하시고 병약해지셔서 그렇겠지 라고 이해해보려 하지만
뭐랄까, 우리는 화목하고 싶은데 시간이 이를 가만 놔두지 않는 것만 같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요즘은 오히려 독이 되가는 것 같다.
어느 일정 부분의 시간의 흐름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2.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시영이가 어학연수를 갔다. 뉴욕에.
워낙에 여행이라던가 신문물 탐험 따위엔 관심이 없는 녀석이라
억지로 보내 놓고나니 더 마음에 걸린다.

같이 공항에 다녀 온 아버지가
녀석 방 침대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 마음이 먹먹해진다.
뭐가 옳은지 모르겠다.

 

3.

Screen Shot 2013-02-11 at 2.50.02 AM

혼자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게 인생이고,
인생은 원래 시련과 고통의 연속이라는 거.
행복과 기쁨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조미료 정도일 뿐.
삶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같을 수도.

The Descendants, 2011

 

4.

그러고 보면 여기는 우울한 분위기가 좀 지배적인 것 같다.
근본이 우울한 인간은 아닌데. 아마도 역시 원인이 있다.
시간이 약이 될 일인지, 독이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다.

 

5.

우연히 모세 때문에 알게된 Toro y Moi. 너무 좋다. (고마워!)
너무 좋아서 안자고 계속 듣고 있다. 지금 새벽 4시 53분.
역시 세상은 넓고 좋은 노래는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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