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9.27
집에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
겨울이 느껴져.
집에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
겨울이 느껴져.
1.
나의 보호자의 보호자가 되었다.
아버지가 수술을 받으셨다.
경과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약해져 가는 당신의 모습을 보는게 고통스럽다.
마치 어른이 되기 위한 긴 수술이랄까.
이렇게 어른이 되가는 것일까.
2.
사촌누나가 출산을 했다. 아들.
누나의 배부른 모습은 구경도 못했는데
느닷없이 팔뚝만한 아기가 내 앞에 있다니.
신생아는 시력이 없고 한두 달은 흑백으로 본다고 한다.
생명은 경이롭다.
3.
큰고모부께서 긴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 향년 72세.
언제까지고 항상 곁에 있을 것만 같던 가족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영원히 볼 수도 이야기 할 수도 없을때,
젊고 건강했던 지난날의 당신께서 미소짓는 영정사진을 바라볼때
밀려오는 정신적 공황과 무기력함,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슬픔.
사람,
내가 낳은 자녀들을 보고 기뻐하고
그 자녀들은 나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워한다.
끝없는 모순의 반복.
4.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의 연속이지만
어찌됐든 우리 가족의 수는 변함이 없다.
우리네 인생사.
20120923 합정동
Photos courtesy of Zoooukh
애초에 변하지 않는 사랑이란 없는 것 같다.
사랑은 어떻게 시작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일촉즉발 레알 서바이벌 미션이 아닐란가.